BMA

헤테로 x 헤테로

조별 과제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한 것을 기념해 동기들과 간만에 술자리를 가졌다. 천하의 이찬영이 술 마시러 행차하시고 이게 웬일이야. 기다렸다는 듯 몰아치는 관심이 나쁘지 않아 찬영은 동기들이 중앙 자리에 앉히는 것에 순순히 응했다. 주당 정성찬, 송은석과 어울리며 갈고 닦은 주량이 이럴 때 빛을 발하는 구나. 한 사람 두 사람 나가떨어질 때 낯빛 하나 바뀌...

헤테로 x 헤테로

하늘에 맹세코 지금껏 찬영을 게이의 '게'자에도 연관 지어 생각해본 적 없었다. 물론 사랑스럽고 선량한 얼굴에 단단한 몸까지 모자람이 없는 아이라 누구든지 찬영을 알게 되면 호감을 갖고 다가왔다. 수줍은 성격 탓에 계속 거절만 해서 그렇지 예상치 못한 고백들도 참 많이 받았다. 그중에 남자가 단 한 번이라도 없었을까.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어두운 손길이 접...

헤테로 x 헤테로

아니, 걔는 왜 이렇게 넷이 만나는 것에 집착한 대냐. 찬영의 고초를 처음부터 끝까지 목도한 은석은 심심한 위로를 표했다. 찬영은 졌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. 모든 게 본인이 초래한 결과였으니 유구무언, 성찬의 막무가내 요구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.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던 날선 얼굴과 냉기가 뚝뚝 떨어졌던 목소리.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...

헤테로x헤테로

스무살 먹고 친형 같은 사람이 두 명이나 생겼다는 게 흔히 일어나는 일일까? 찬영은 제 옆에서 서로 갈구며 낄낄대는 두 형들을 멀거니 쳐다보았다. 사람들은 그들을 세쌍둥이라고 불렀다. 웃기는 사실은 세 명 다 전공이 다른, 정말이지 한 캠퍼스에서 스쳐 지나가도 서로의 존재를 모를만한 사이였다는 것이다. 우연의 장난으로 썩은 동아줄 붙잡듯 신청한 교양 수업에...

설정 등 이것저것 부실 주의 * 지금 내 옆구리에 얼굴을 파묻고 코를 골고 있는 이 녀석은 아직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스무살 애기이다. 그리고 그 피도 안 마른 애기를 좋다고 끌어안고 있는 나는... 그냥 파렴치한인가 보다. "형... 안 자요?" 눈도 못 뜨고 칭얼거리는 꼬락서니가 스무 살은 무슨, 유치원생도 이만큼은 귀엽지 않겠다. 앗, 내가 방금 뭐...

약간 넨톤을 곁들인

"이찬영. 시간 없다. 빨리 밥 먹어." "...입맛 없는데." 막 카디건을 걸치고 가방을 맨 찬영이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. 성찬이 과장되게 눈썹을 꿈틀해 보이자 찬영은 한숨을 쉬고는 조용히 식탁에 앉았다. 아침식사라고 해봤자 특별한 요리가 있는 건 아니다. 찬영은 먹는 걸 정말 가렸다. 오전에는 더더욱 입맛이 예민해져서 향신료가 많이 들어갈수록 쉽게 ...